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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아버지 안개꽃 아버지 이름 석 자 꽃씨처럼 뿌리며 시작된 인생 봄날 공작 같은 단아한 목련도 아닌 인생아기병아리 발로 나온 봄맞이 개나리도 아니고 여름날 폭우 속에서 꿋꿋이 살아남은선인장도 당신은 아니었습니다 담장을 넘기며 화려한 자태와 향기 뽐내는덩굴장미도 아니고 그리움의 해시계를 돌며 피어나는 해바라기도 아니었습니다 밤하늘의 별빛에 눈 맞추고몸을 떨며 피어나는 달맞이꽃이라도 좋았는데밤이슬 머금고 밤새 오래 참았다가해님 맞으며 기상나팔 불어대는 나팔꽃이라도 좋았는데 당신은 그저 안개꽃이었습니다 혼자의 빛을 포기하고 그림자가 된 안개꽃모든 영광, 모든 기쁨, 그대에게 그대 웃음 위해서라면그대 아름다움 위해서라면조용히 눈물 머금어 더욱 화려한 사랑기쁨 되게 하는 안개꽃 목숨 다하도록 타들어 가는 옛사랑의 기억까지.. 2024. 12. 23.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당신의 외로운 침상 앞에 섰을 때당신 눈에 잠시 고이는투명한 눈물을 보았습니다 그리운 사람들로당신 가슴에는노오란 은행잎 하나 새겨지고 약하고 병든 손 내밀어빈 잔처럼주님의 뜻 기다리는 당신 침상을손님처럼 왔다 갈 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눈물짐이 되신다고요주는 사랑보다 받는 사랑이 많아미안하시다고요? 당신께 받은 사랑 크고 깊은데드릴 수 있는 사랑언제나 적습니다 목숨 같은 바람결에기도 한 줄 섞어당신 침상에 걸어놓습니다 하나님아버지 곁에 계셔 주십시오주의 보물을 위해 열심이고 싶었다는아버지의 고백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부디 당신만이 언제나아버지 곁에 한결같은 사랑으로계시는 것임을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아버지아버지 ------------------------.. 2024. 12. 23.
침상 위의 아버지 침상 위의 아버지  당신 고통 손톱만큼도 나눌 수 없어오래도록 당신 침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물 한 모금 넘기우지 못하고온몸의 혈관을 찾아 찢기어진 당신 몸속의 반란 바늘 끝만큼도 잠재우지 못하는 무능함 밉기만 합니다 떨리는 손빈손 내저으며 소망을 기도하시는 당신 얼굴 꽃망울 머금은 봄 햇살 속에12월의 호수로 얼어 있습니다 차마 더 보지 못하고눈물 참으며 나선 하늘당신 몸속에서 스멀스멀 빠져나가는 생명처럼 서산으로 넘어가는 저녁 해애처롭기만 합니다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아버지 침상 위의 아버지 ------------------------☞ 다음 시(아버지)☞ 이전 페이지(5.아버지) ☞ 전체 차례 보기 2024. 12. 22.
5. 아버지 5. 아버지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5.아버지------------------------☞ 다음 시(침상 위의 아버지)☞ 이전 시(장미꽃) ☞ 전체 차례 보기 2024. 12. 22.
장미꽃 장미꽃 해바라기 달맞이꽃은 그리움을 아는 꽃이다 아스라이 추억을 기억하게 하는안개꽃이 좋다 제일 먼저 가을의 뜨락에 피어나는 코스모스도 좋다 그대 숨 쉬는 하늘 아래 산다는 그 이유로애기망초 같은 들꽃을 좋아하기도 한다 깊은 계곡 그윽한 향을 뿜어내는 백합의 순수에 취하기도 하고 수없이 많은 날들을 그리움의 가슴앓이로 앓고 난 이후의 꽃 상사화도 있다 장미꽃을 좋아하는 이유겉으로 보이는 화사함 때문이 아니다 열정을 토해내는 붉은 입술의 매력과담장을 넘기는 매혹적인 향이 있어서 아름답다 삶의 가시를 가슴에 품고 있으면서도그 품위를 잃지 않는 고혹적인 자태가 아름답다 피를 흘리기까지 희생의 핏물을 들여서아름답게 피어나는 꽃 예수님의 꽃 장미꽃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내 안에 땅.. 2024. 12. 21.
화장을 지우며 화장을 지우며 거울 앞에 앉아서 화장을 지운다 얼굴에 크림을 바른다손가락으로 넓게 펴 바르고 화장지로 닦아낸다 눈썹이 지워지고 입술이 지워지고아무런 색도 없는 얼굴 하나 나타난다거친 피부 잡티 많은 낯선 얼굴또 다른 내가 있다 처음 맑은 얼굴 점 하나 없었는데어느새 이것저것 바르고 그려 회칠한 무덤처럼이제는 원래 내 얼굴이 어느 것인지 모르겠다 지우고 싶다헛된 욕망 위에 칠한 뻔뻔함말미잘처럼 예민한 신경 줄을 덮어 놓은위선의 화장을 지우고 싶다 끝없는 욕심 바꿀 수 없는 변명으로덧입은 이브의 나뭇잎 옷 같은가식의 그림을 지우고 싶다 지운 얼굴에 다시 화장을 해야 한다면얼굴이 아닌 가슴에 하고 싶다 냉랭하기 짝이 없는 굳은 마음에화사한 사랑의 화장을 하자 손바닥 뒤집듯 쉬운 변절로 속앓이 하는헤진 가슴에 .. 2024. 12. 20.
해마다 부활의 아침은 돌아오지만 해마다 부활의 아침은 돌아오지만  해마다 부활의 아침은 돌아오지만내 안에는 부활이 없다죽음이 없기 때문이다 죽어야 할 것들혈기와 분과 욕망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내 안에는 무덤이 없고 무덤이 없기에 부활의 산 기쁨도 없다 새잎을 피우는 나무에게도 찾아오는 부활이내 안에는 없다헛된 자존심과 이기심의 자아가십자가의 도를 버려서죽어야 사는 화평과 소망을 알지 못한다 무덤을 만들고 싶다비난과 질시와 절망과 두려움을 묻고새 위로와 새 평안새 기쁨과 새 소망이 다시 살아나는부활의 싹을 맞이하고 싶다  달력 안에 있는 부활이 아닌십자가의 사랑을 아는마음 안에서 충일한 거듭남의 비밀을 이루고 싶다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내 안에 땅끝이 있다 해마다 부활의 아침은 돌아오지만-----------.. 2024. 12. 20.
십자수를 놓으며(2) 십자수를 놓으며(2) 약속이 그리울 때 수를 놓는다 세상에는 약속이 없다평화를 외치면서 전쟁을 하고정의를 부르짖으면서 더 많은 부패를 만들고 열심히 살아도 늘어만 가는 빚에 목숨을 걸고학교에는 교육이 없고믿는 사회에는 믿음이 없다 수틀 안의 세상은 정직하다나무를 심으면 나무가 자라고꽃씨를 뿌리면 꽃이 피어난다 텅 빈 세상에 사랑을 심으면 사랑이 열리고 평화를 심으면 평화가정직을 심으면 정직이 열리는 약속의 수를 놓고 싶다 세상에는 없는 약속이 그리울 때수틀 안의 세상을 꿈꾼다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내 안에 땅끝이 있다 십자수를 놓으며(2) ------------------------☞ 다음 시(해마다 부활의 아침은 돌아오지만)☞ 이전 시(한기)☞ 전체 차례 보기 2024. 12. 20.
한기 한기  으스스 온몸에 한기가 든다 꽃망울을 터뜨리는 봄 햇살 속에도아직 내의조차 벗지 못한다 이따금씩 봄 햇살 속의 호사를 누리고 싶어얇은 셔츠에 청바지 입어도 보지만 소름 돋듯 돋아나는 몸속 한기를 어쩌지 못해두툼한 겨울 외투를 다시 입는다 옷을 입어도 이불을 덮어도추운 내 영혼불 속 가운데 있어도 추운 내 영혼은무엇으로 입혀줄까 언제나 떨고 있는 내 영혼의 추위를 덮어 줄영혼의 이불 그대 그립다세상의 모진 한파에도 끄떡없을 내 영혼의 집이 되어 줄 주님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내 안에 땅끝이 있다 한기------------------------☞ 다음 시(십자수를 놓으며(2))☞ 이전 시(돌베개)☞ 전체 차례 보기 2024. 12. 18.
돌베개 돌베개  늦여름 하루만의 휴가바다는 아니지만나무가 있고 물이 흐르는계곡돌베개를 베고 눕는다 험악한 인생유숙하며 떠돌던 인생내 주를 가까이야곱이 베었던 돌베개평안히 가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듣는다 애증과 욕망으로 고단한 삶얼룩진 내 삶에도평안과 자유의 약속 기다리며야곱의 돌베개를 베고 눕네 당신에게로 가까이더 가까이  먹을 양식과 입을 것을 주사평안히 가게 하소서 야곱의 돌베개 내 돌베개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내 안에 땅끝이 있다 돌베개 ------------------------☞ 다음 시(한기)☞ 이전 시(어디서 잃어버렸을까?)☞ 전체 차례 보기 2024.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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