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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 한기  으스스 온몸에 한기가 든다 꽃망울을 터뜨리는 봄 햇살 속에도아직 내의조차 벗지 못한다 이따금씩 봄 햇살 속의 호사를 누리고 싶어얇은 셔츠에 청바지 입어도 보지만 소름 돋듯 돋아나는 몸속 한기를 어쩌지 못해두툼한 겨울 외투를 다시 입는다 옷을 입어도 이불을 덮어도추운 내 영혼불 속 가운데 있어도 추운 내 영혼은무엇으로 입혀줄까 언제나 떨고 있는 내 영혼의 추위를 덮어 줄영혼의 이불 그대 그립다세상의 모진 한파에도 끄떡없을 내 영혼의 집이 되어 줄 주님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내 안에 땅끝이 있다 십자수를 놓으며(2) ------------------------☞ 다음 시(해마다 부활의 아침은 돌아오지만)☞ 이전 시(돌베개)☞ 전체 차례 보기 2024. 12. 18.
돌베개 돌베개  늦여름 하루만의 휴가바다는 아니지만나무가 있고 물이 흐르는계곡돌베개를 베고 눕는다 험악한 인생유숙하며 떠돌던 인생내 주를 가까이야곱이 베었던 돌베개평안히 가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듣는다 애증과 욕망으로 고단한 삶얼룩진 내 삶에도평안과 자유의 약속 기다리며야곱의 돌베개를 베고 눕네 당신에게로 가까이더 가까이  먹을 양식과 입을 것을 주사평안히 가게 하소서 야곱의 돌베개 내 돌베개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내 안에 땅끝이 있다 돌베개 ------------------------☞ 다음 시(한기)☞ 이전 시(어디서 잃어버렸을까?)☞ 전체 차례 보기 2024. 12. 18.
어디서 잃어버렸을까? 어디서 잃어버렸을까? 어디서 잃어버렸을까?나의 드라크마 한 잎은 고요한 수면 위를 흔들어 깨우는 실바람 같은 것무지한 내 영혼을 살며시 흔들어대며깨우는 생명의 입김 같은 것 언제부터인가 영감도 죽고기쁨도 없고나눔도 없고 섬김도 없는 삶그런 척박한 삶의 땅 위에코를 박고 어디서부터 잃어버렸을까?나의 기쁨의 드라크마는 찾고 싶다내 기쁨의 드라크마 한 잎  주님이 곁에 없으면 나도 없고주님이 곁에 있으면 나도 있는향기로운 믿음의 고백을 찾고 싶다 분주함 가운데 조금씩 잃어버린 드라크마 어떻게 찾을까?내 영혼의 드라크마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내 안에 땅끝이 있다 어디서 잃어버렸을까? ------------------------☞ 다음 시(돌베개)☞ 이전 시(국화꽃 이불)☞ 전체 .. 2024. 12. 17.
국화꽃 이불 국화꽃 이불  여관 같은 세상을 나그네처럼 살다가한 사람이 갔습니다 씁스레 웃고 있는 사진처럼세상살이가 그랬는지 모릅니다 평소에 나누지 못한 사랑을 후회하며알싸한 국화꽃 향기를 나눕니다 묻히면 흙으로 돌아갈 몸을 뭐 그리 아끼며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눈감으면 수의 한 벌에 그만인데뭐 그리 많은 것이 필요한지 나그네 여행길의 피로를 잊고 가시는 그 길 덮어드린 국화꽃 이불에향기롭게 떠나면 좋겠습니다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내 안에 땅끝이 있다 국화꽃 이불 ------------------------☞ 다음 시(어디서 잃어버렸을까?)☞ 이전 시(바다의 휴식)☞ 전체 차례 보기 2024. 12. 17.
바다의 휴식 바다의 휴식  사람들은 쉼을 위해 바다로 간다몸이 피곤한 사람도 바다로 가고마음이 답답한 사람도 바다로 간다 산골짜기에서실개천에서 흘러들어 바다로 가듯이 사람 저 사람 모두 바다로 간다 양팔을 크게 벌려 안아 줄 뿐바다는 말이 없다 바다 수염을 잡고 흔들어도바다 가슴에 올라타서 방방 뛰어도바다는 말이 없다 사람들의 쉼터가 되어 주는 바다는언제 쉴까바다가 지치면 어디로 갈까바다의 가슴은 누가 되어 줄까 바다의 휴식이 되어 주는 하늘 바다가 있다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내 안에 땅끝이 있다 바다의 휴식 ------------------------☞ 다음 시(국화꽃 이불)☞ 이전 시(구봉산에서(2))☞ 전체 차례 보기 2024. 12. 16.
구봉산에서(2) 구봉산에서(2)  복사꽃떡가루처럼 하얗게 떨어지는 꽃잎 네가 아름다운 것은꽃잎 뒤에 숨어있는초록 잎새 때문인 것을 꽃잎처럼 화려하진 않아도너의 눈부신 낙화 뒤에는싱그런 생명력을 뿜어내는초록 잎새가 있음을 복사꽃네가 아름다운 것은 꽃잎은 한순간 자태를 뽐내고스러질 순간의 아름다움이지만 생명의 씨앗을 품고 탐실한 열매가 맺히기까지그 오랜 세월을 함께 지켜주는초록 잎새 때문인 것을 복사꽃 네가 아름다운 것은꽃잎으로만 있지 않기 때문인 것을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내 안에 땅끝이 있다 구봉산에서(2) ------------------------☞ 다음 시(바다의 휴식)☞ 이전 시(구봉산에서(1))☞ 전체 차례 보기 2024. 12. 15.
구봉산에서(1) 구봉산에서(1) 산에 오르면 하늘이 닿을 줄 알았지산보다 높은 산이 있고그 산보다 더 높은 하늘 행글라이더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날아도닿을 수 없는 하늘 언제나 하늘은 높은 곳에 구름을 몰고 가고복사꽃 잎을 흔드는 바람으로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그 무엇에도 기대지 않고제힘으로 살아가는 나무처럼혼자 견디는 법을 배우고 싶다언제나 하늘은 높은 곳에 있지만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내 안에 땅끝이 있다 구봉산에서(1) ------------------------☞ 다음 시(구봉산에서(2))☞ 이전 시(십자수를 놓으며(1))☞ 전체 차례 보기 2024. 12. 14.
십자수를 놓으며(1) 십자수를 놓으며(1) 기다림의 끝을 알고 싶을 때가만히 수를 놓는다 바늘에 색색 고운 실을 꿰어한 땀 한 땀 수를 놓는다 수틀 위로 실오라기 한 올 지나갔을 뿐인데새가 날고 나무가 자란다 바늘 끝이 닿을 때마다기다림의 마법은 풀리고 새로운 세상이 깨어난다 가끔은 한 가닥 실이 가는 길인데도엉키고 꼬이고 헤매기도 하지만필요한 것은 성급한 가위질이 아니네 매듭을 풀어 주는 것기다림과 인내인 것을 알고 싶을 때가만히 수를 놓는다  삶의 고운 인연들을 시간의 바늘에 꿰어아름다운 꽃 수를 놓고 싶다 오해의 실미움의 실엉켜있는 실뭉치 같은 삶의 숲을 헤쳐사랑과 평안의 향기로운 수를 놓고 싶다 한 땀 한 땀 놓아가는 인생의 수틀한 가닥 실처럼 외길을 가도원치 않는 매듭 앞에삶을 동강 내는 가위질을 이젠 그만 하고 싶.. 2024. 12. 13.
미시령 고갯길을 넘으며 미시령 고갯길을 넘으며 길고 지루하게 미시령 고개를 넘는다서두른다고 빨라지지 않는 고갯길을굽이굽이 줄 이어 넘는다 고갯마루에 올라서면한달음에 달려도 될 것처럼 가까운데왜 그리 힘겹게 올라야 했는지 바람을 가슴에 안으며카메라 앞에 서 보기도 하지만 이내 커피 한잔의 여유를 버리고 다시금 내려가야 하는 고갯길 멈춤도 앞섬도 없이 숨 가쁘게오른 가파른 고갯길을더 천천히 내려가야 한다 고갯마루를 향해 오를 때보다내려갈 때 더 필요한 절제브레이크를 밟으며 안개 깊은 미시령 고개를 넘는다  인생이 길이라면나는 지금 어느 가파른 고개를 넘고 있을까 고단한 삶의 길목 어느 고갯마루에 올라서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온 삶을 돌아보며 아직 가야 할 길을 위해 숨을 고르며어떤 절제의 칼을 닦고 있을까 반은 더 넘었을 내 인생의 .. 2024. 12. 13.
나무이고 싶습니다 나무이고 싶습니다  나무이고 싶습니다그저 그대 곁에 서 있는한 그루 나무이고 싶습니다 슬며시 번져 오르는 봄날 같은미소로 그대에게 눈짓을 하기도 하고 폭염의 열정에 불타오르기도 하지만이내 노오란 어지럼병을 앓으며그대 가슴을 저미게도 하고 싸늘한 겨울 침묵에 얼어붙게 할지라도그저 그대 곁에 서 있는나무이고 싶습니다 그저 그대를 바라보며 서 있는나무이고 싶습니다 허물이 많아도 그저 그대가 그대 눈빛 아래 두는한그루 나무이고 싶습니다  그대만 허락한다면언제고 언제고 그대 곁에 나란히 서 있는 나무이고 싶습니다 계절이 감에 따라 갈아입는 옷은 다르지만 나무처럼 언제나 제자리에 서 있는 나무처럼그대 곁에 그대 곁에그렇게 있고 싶습니다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내 안에 땅끝이 있다 나무.. 2024.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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