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미시령 고갯길을 넘으며
길고 지루하게 미시령 고개를 넘는다
서두른다고 빨라지지 않는 고갯길을
굽이굽이 줄 이어 넘는다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한달음에 달려도 될 것처럼 가까운데
왜 그리 힘겹게 올라야 했는지
바람을 가슴에 안으며
카메라 앞에 서 보기도 하지만
이내 커피 한잔의 여유를 버리고
다시금 내려가야 하는 고갯길
멈춤도 앞섬도 없이 숨 가쁘게
오른 가파른 고갯길을
더 천천히 내려가야 한다
고갯마루를 향해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 더 필요한 절제
브레이크를 밟으며 안개 깊은
미시령 고개를 넘는다
인생이 길이라면
나는 지금
어느 가파른 고개를 넘고 있을까
고단한 삶의 길목 어느 고갯마루에 올라서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온 삶을 돌아보며
아직 가야 할 길을 위해 숨을 고르며
어떤 절제의 칼을 닦고 있을까
반은 더 넘었을 내 인생의 고갯길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내 안에 땅끝이 있다
미시령 고갯길을 넘으며
------------------------
☞ 전체 차례 보기
반응형
'시(詩) > 김호순_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봉산에서(1) (0) | 2024.12.14 |
---|---|
십자수를 놓으며(1) (0) | 2024.12.13 |
나무이고 싶습니다 (0) | 2024.12.13 |
키위새(2) (0) | 2024.12.12 |
키위새(1) (0) | 2024.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