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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김호순_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나무이고 싶습니다

by buyoham 2024.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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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이고 싶습니다

 

나무이고 싶습니다

그저 그대 곁에 서 있는

한 그루 나무이고 싶습니다

 

슬며시 번져 오르는 봄날 같은

미소로

그대에게 눈짓을 하기도 하고

 

폭염의 열정에 불타오르기도 하지만

이내 노오란 어지럼병을 앓으며

그대 가슴을 저미게도 하고

 

싸늘한 겨울 침묵에 얼어붙게 할지라도

그저 그대 곁에 서 있는

나무이고 싶습니다

 

그저 그대를 바라보며 서 있는

나무이고 싶습니다

 

허물이 많아도 그저 그대가

그대 눈빛 아래 두는

한그루 나무이고 싶습니다 

 

그대만 허락한다면

언제고 언제고 그대 곁에

나란히 서 있는 나무이고 싶습니다

 

계절이 감에 따라

갈아입는 옷은 다르지만

 

나무처럼 

언제나 제자리에 서 있는 나무처럼

그대 곁에 

그대 곁에

그렇게 있고 싶습니다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내 안에 땅끝이 있다

나무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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