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키워드 산책 #02] 셀라(Selah) : 인생의 폭풍 속에서 만나는 거룩한 쉼표

[성경 키워드 산책 #02] 셀라(Selah) : 인생의 폭풍 속에서 만나는 거룩한 쉼표

 

지난 포스팅에서는 '아멘'에 대하여 나누었습니다.

오늘은 성경을 읽다 보면 유독 시편에서 자주 마주치지만, 정작 그 뜻은 알쏭달쏭하게 느껴졌던 신비로운 단어 '셀라'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려 합니다.

 

이 단어가 단순히 성경 구절 끝에 붙은 장식 같은 단어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영적 신호일까요? 함께 그 비밀을 풀어보겠습니다.

---

1. '셀라'의 어원과 언어적 의미

'셀라'의 본래 의미를 탐구하는 것은 이 단어가 가진 풍성함을 이해하는 첫걸음입니다.

• 히브리어 : סֶלָה (Selah)
• 발음 : [Se-lah]

'셀라'는 구약 성경 전체에서 총 74회 등장합니다. 시편에서 71회, 하박국 선지자의 기도문(합 3장)에서 3회가 나옵니다.

 

이 단어의 어원에 대해서는 성서학자들 사이에서도 몇 가지 흥미로운 견해가 있습니다.

1. '살랄(Salal, אָמַן)'에서 유래 : "들어 올리다", "높이다"라는 뜻입니다. 음악적으로는 소리를 더 크게 높이거나, 악기의 음량을 증폭시키라는 지시어로 해석됩니다.
2. '살라(Salah, סָלָה)'에서 유래 : "멈추다", "달아보다"라는 뜻입니다. 하던 찬양을 잠시 멈추고, 방금 고백한 가사가 내 삶에서 어떤 무게를 갖는지 조용히 묵상하라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3. '네자(Netzah)'와의 연관성 : 고대 유대 문헌에서는 이를 "영원히"라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종합해 보면, 셀라는 "목소리를 높여 하나님을 찬양하되, 잠시 멈추어 그 의미를 영원토록 마음속에 새기라"는 입체적인 명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2. 성경 속의 '셀라'는 언제 등장하는가?

셀라는 아무 곳에나 쓰이지 않았습니다.

주로 감정의 격동이 있거나,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을 선포한 직후에 배치되어, 그 말씀과 경험의 깊이를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 위기 속의 확신 뒤에 (시편 3편 4절)

"내가 나의 목소리로 여호와께 부르짖으니 그의 성산에서 응답하시는도다 (셀라)" 

 

대적들에게 쫓기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시편 기자는 하나님이 응답하실 것이라는 확신을 고백합니다. 바로 이어서 '셀라'를 통해 그 고백의 평안을 깊이 만끽합니다.

 

🌺🌼

 

💡 하나님의 권능을 찬양한 뒤에 (시편 46편 3절)

"바닷물이 솟아나고 뛰놀든지 그것이 넘침으로 산이 흔들릴지라도 우리는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 (셀라)"

 

세상이 흔들리고 두려움이 몰려올 때조차, 하나님이 우리의 피난처 되심을 선포하며 '셀라'를 통해 그 안전함을 잠시 멈추어 묵상하게 합니다.

 

이처럼 셀라는 시의 흐름을 끊는 것이 아니라, 앞의 내용이 독자의 영혼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묵상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3. 우리 삶에 '셀라'가 필요한 이유

오늘날 우리의 삶은 '셀라'가 없는 악보와 같지는 않은가요?

 

쉼표 없이 몰아치는 빠른 템포의 음악은 듣는 사람을 지치게 하듯이, 우리 영혼도 끊임없이 달려가기만 하면 금세 지쳐버릴 수 있습니다.

 

첫째, '셀라'는 영적 소화를 돕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설교를 듣고 성경을 읽지만, 금방 잊어버리곤 합니다.

왜일까요? 우리에게 '셀라'가 없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읽은 말씀을 그저 지식으로 남기지 않고,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동시켜 삶의 양식이 되게 하는 시간이 바로 '셀라'입니다. 

멈추지 않으면 말씀은 지식이 되지만, 잠시 멈추면 말씀은 우리에게 생명이 됩니다. 

 

둘째, '셀라'는 관점의 전환을 가져옵니다.

폭풍 같은 문제 속에서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어느새 하나님보다 문제가 더 크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멈추어(Selah) 하나님을 바라보면, 놀랍게도 문제는 작아지고 하나님은 훨씬 더 크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셀라'는 우리의 시선을 세상의 문제에서 하늘의 소망으로 들어 올리는 귀한 시간입니다.

 

셋째, '셀라'는 찬양의 깊이를 더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음악은 음표와 음표 사이의 '여백'에서 완성되는 것처럼, 우리 인생의 찬양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쁜 일상 중에도 "하나님, 지금 이 순간 제 곁에 계시죠?"라고 조용히 묻는 짧은 멈춤은 우리의 평범한 하루를 거룩한 예배로 바꾸어 줍니다. 

**********************************

**********************************

4. 적용 : 나만의 '셀라' 만들기

그렇다면 우리의 일상에서 어떻게 '셀라'를 실천할 수 있을까요?

1. 성경 읽기 중 '셀라' 실천 : 말씀을 읽다가 마음을 울리는 구절을 만났다면, 다음 절로 넘어가지 말고 1분간 눈을 감고 그 단어를 되뇌어 보세요.
2. 기도의 쉼표 : 내가 원하는 목록을 다 쏟아낸 후, 바로 자리를 뜨지 마세요. "주님, 이제 주님의 음성을 듣겠습니다"라고 고백하며 3분만 잠잠히 기다려 보세요.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을 기회가 찾아올 것입니다.
3. 일상의 멈춤 : 업무가 몰아칠 때, 혹은 누군가와 갈등이 생길 때 마음속으로 '셀라'를 외쳐보세요. 감정적으로 반응하기 전, 하나님의 마음을 구하는 짧은 찰나가 당신의 하루를 완전히 바꿀 것입니다.

---

결론 : 멈춤은 포기가 아니라 준비입니다

악보에서 쉼표는 연주를 포기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다음 마디를 더 힘차고 정확하게 연주하기 위해 숨을 고르는 준비의 자리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의 시편 곳곳에 '셀라'를 적어두신 이유는 우리가 지쳐 쓰러지길 원치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 쉼표를 통해 영혼의 깊이를 더하고, 더욱 힘찬 찬양을 계속하기를 바라시는 주님의 사랑의 손길이지요.

 

오늘 여러분의 분주한 일기장 중간에 "셀라"라고 적어보세요. 그리고 그 빈 공간을 하나님의 충만한 평안과 깊은 묵상으로 가득 채워보시기 바랍니다.

---

다음 포스팅 예고 : "너희는 여호와를 찬양하라!" 가장 뜨거운 신앙의 외침, '할렐루야(Hallelujah)'의 진짜 의미와 유래를 알아봅니다.

 

바로가기

[성경 키워드 산책 #01] 아멘(Amen)  ☞

[성경 키워드 산책 #02] 셀라(Selah)  ☞

[성경 키워드 산책 #03] 할렐루야(Hallelujah)  ☞

[성경 키워드 산책 #04] 마라(Marah)   ☞

 

(2025. 12. 28. 부요함)

(2025. 12. 31. 수정_부요함)

 

 

 

찬양 듣기 "SELAH 시편찬양 20곡" 

지친 영혼을 달래주고, 빈 마음을 채워주는 시편 찬양 20곡 모음

(SELAH MUSIS(셀라뮤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