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키워드 산책 #14] 율법(Torah) : 하나님의 마음을 담은 사랑의 지침서, 영원한 가치와 정신

지난 시간에는 구원받은 백성이 이 땅에서 마땅히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자 삶의 원리인 '십계명'을 통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기독교 신앙의 가장 본질적인 두 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십계명은 도덕률의 근간이자 모든 법의 기초로서, 인간이 하나님과의 관계와 이웃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단순히 열 가지 계명이라는 굵은 뼈대만을 주시는 데 그치지 않으셨습니다.
당신이 택하신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 그 일상의 구석구석에까지 하나님의 통치와 선한 뜻이 미치도록 더 넓고 포괄적인 의미의 '율법(Torah)'을 허락하셨습니다.
이 율법은 공동체의 유지, 개인의 윤리적 삶, 심지어 식사와 위생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며, 하나님의 백성이 거룩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랑의 울타리였습니다.
하나님의 율법은 단순히 규제가 아니라, 우리의 영혼을 소성케 하는 생명의 말씀입니다.
📜 시 19:7
"여호와의 율법은 완전하여 영혼을 소성시키고 여호와의 증거는 확실하여 우둔한 자를 지혜롭게 하며"
1. 율법의 참 의미 : '토라 (Torah)'는 무엇인가?
우리는 흔히 '율법'이라는 단어에서 권위적이고 딱딱한 법조문을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히브리어 '토라(Torah)'는 이러한 제한적인 인식보다 훨씬 풍성하고 생명력 있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가르침과 훈계 : 올바른 길로 이끄는 신적인 인도
'토라'는 '던지다', '가르치다', '인도하다'라는 뜻의 동사 '야라(Yarah)'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는 마치 경험 많은 궁사가 목표를 향해 화살을 정확하게 쏘아 올리듯, 또는 부모가 자녀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 삶의 지혜와 원리를 가르치듯,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에게 인생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인도하시는 '사랑의 가르침'이자 '확실한 길잡이'입니다.
단순히 규율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고 번성하게 하려는 하나님의 깊은 사랑과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죠. 토라는 하나님의 뜻을 배우고 그 뜻대로 살아감으로써 얻는 진정한 자유와 복을 가리킵니다.
📜 신 4:5-6
"내가 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대로 규례와 법도를 너희에게 가르쳤나니 이는 너희가 들어가서 얻을 땅에서 그대로 행하게 하려 함인즉 너희는 지켜 행하라 이것이 여러 민족 앞에서 너희의 지혜요 너희의 지식이라 그들이 이 모든 규례를 듣고 이르기를 이 큰 나라 사람은 과연 지혜와 지식이 있는 백성이로다 하리라"

💡모세오경 (Pentateuch) : 언약 백성의 정체성과 신앙의 근간
유대 전통에서 '토라'는 성경의 첫 다섯 권인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를 특별히 지칭합니다.
이 다섯 권은 이스라엘 공동체의 기원과 정체성, 그리고 그들이 마땅히 살아야 할 삶의 방식을 담고 있습니다.
창세기에서 천지창조와 인간의 타락, 아브라함과의 언약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시작되고, 출애굽기에서는 애굽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는 놀라운 구원의 역사가 펼쳐집니다.
레위기와 민수기는 광야에서의 예배와 공동체 규례, 그리고 거룩한 삶의 세부 지침을 다루며, 신명기는 약속의 땅을 앞둔 백성에게 모세가 마지막으로 행한 율법에 대한 설교와 권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모세오경은 이스라엘 백성의 신앙적, 문화적 근간이 되는 하나님의 핵심 계시이자,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랑과 구원 의지를 증언하는 살아있는 말씀입니다.
이 율법은 하나님의 백성과의 언약을 증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신 31:26
"이 율법책을 가져다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언약궤 곁에 두어 너희에게 증거가 되게 하라"
2. 율법의 기능 : 거울, 울타리, 그리고 구원받은 삶의 가이드
신학적으로 율법은 우리의 삶에서 세 가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이 역할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님의 구원 경륜 안에서 작동합니다.
💡[거울] 죄를 깨닫게 함: 죄와 구원의 필요성을 드러내는 빛
율법의 거울 앞에 설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하나님의 절대적인 기준에서 멀리 벗어나 있는 연약하고 부족한 존재이며, 죄인인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롬 3:20에서는 "율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니라"고 분명히 선언하며, 롬 7:7은 "율법으로 말미암지 않고는 내가 죄를 알지 못하였으니"고 부언합니다.
율법은 죄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우리의 어두운 내면과 행위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주며, 동시에 우리가 스스로의 힘으로는 구원에 이를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하여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와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찾게 합니다.
📜 롬 3:20
"그러므로 율법의 행위로 그의 앞에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나니 율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니라"
📜 롬 7:7
"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을 하리요 율법이 죄냐 그럴 수 없느니라 율법으로 말미암지 않고는 내가 죄를 알지 못하였으니 곧 율법이 탐내지 말라 하지 아니하였더라면 내가 탐심을 알지 못하였으리라"
💡 [울타리] 악의 확산을 막음 : 질서 유지를 위한 사회적 방파제
율법은 비단 개인의 도덕적 삶만을 다루지 않고, 공동체 전체의 질서를 유지하는 사회적 법규로서의 역할도 수행합니다.
도덕적 타락과 죄악이 세상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을 막고, 인간 사회가 기본적인 틀 안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사랑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것이죠. 살인, 도둑질, 거짓 증언 등은 십계명에서도 핵심적으로 다루어지듯, 율법은 이러한 근본적인 악행들을 금지함으로써 공동체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안전과 정의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구원받지 않은 사회에도 적용되는 하나님의 일반 은총적 통치의 한 방식이며, 죄악의 파괴력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려는 하나님의 선한 뜻이 담겨 있습니다.
📜 잠 14:34
"공의는 나라를 흥하게 하고 죄는 백성을 욕되게 하느니라"
💡 [가이드] 성도의 삶의 지표 : 은혜 안에서 순종하는 길
율법은 우리를 정죄하고 심판하는 도구에 그치지 않고, 구원받은 자들이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그분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구체적인 길을 안내하는 소중한 지표가 됩니다.
이는 더 이상 율법을 지킴으로써 구원을 얻으려는 노력이 아니라, 이미 얻은 구원에 대한 응답과 감사의 표현으로서 자발적이고 기쁨으로 드리는 순종입니다.
율법은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가르치며, 성도들이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이것이 바로 은혜 안에서의 성화의 과정이며,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가는 삶의 본질입니다.
📜 시 119:35
"나로 하여금 주의 계명들의 길로 행하게 하소서 내가 이를 즐거워함이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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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율법의 핵심 정신 : 문자를 넘어선 '사랑'의 완성
예수님께서는 율법을 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오셨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마태복음 5:17).
예수님의 이 선언은 율법의 본래 목적과 깊은 의미를 회복시키는 것이며, 문자에 갇힌 율법주의적 해석을 넘어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의 정신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입니다.
📜 마 5:17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
💡 정의와 공의 : 약자를 품는 하나님의 마음
율법에는 약자를 보호하고, 이주민과 고아와 과부와 같은 사회적 소외 계층을 돌보며, 정직하고 공정한 상거래를 명령하는 세부 조항들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규범을 넘어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이 땅에 실현되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간절한 마음이 담긴 장치입니다.
부당하게 재물을 취하거나 이웃을 착취하는 것을 금하고, 가난한 자들을 위해 밭 모퉁이를 남겨두게 하는 등, 율법의 조항들은 약한 자를 돌보시고 소외된 자들을 품으시는 하나님의 자비로운 성품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 미 6:8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 문자보다 정신 : 생명 존중과 사랑의 본질
안식일의 문자적인 규정에 얽매여 생명을 살리는 예수님의 치유 사역을 비난했던 것처럼, 율법의 문자에 갇혀 그 속에 담긴 '생명 존중'과 '사랑'의 정신을 소외시키는 것은 율법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병자를 고치심으로써 안식일의 참된 의미, 곧 인간의 구원과 안녕을 위한 날임을 가르치셨습니다.
율법은 사람을 구속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고 사랑을 실천하도록 하는 하나님의 지혜로운 도구인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율법의 근원이 사랑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 갈 5:14
"온 율법은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 같이 하라 하신 한 말씀에서 이루어졌나니"
4. 오늘날 우리에게 율법이란?
신약 시대를 사는 우리는 율법을 지킴으로써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압니다.
구원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얻는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율법이 더 이상 우리에게 무의미한 옛 법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율법은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하며, 하나님의 변치 않는 성품과 거룩한 뜻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말씀입니다.
💡 성령의 도우심 : 마음판에 새겨진 새로운 지침
구약 시대에 돌판에 새겨졌던 율법은 이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새 언약 안에서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 마음판에 새겨집니다.
📜 렘 31:33
"그러나 그 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을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 겔 36:26-27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로 내 율례를 행하게 하리니 너희가 내 규례를 지켜 행할지라"
이제 우리는 외적인 강제나 의무감에서가 아니라, 내주하시는 성령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을 따라 자원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법을 기쁘게 즐거워하며 살아갑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율법의 의미를 깨닫게 하시고, 그 말씀을 순종할 수 있는 능력과 마음을 주심으로써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따라 사랑의 삶을 살아가도록 돕습니다.
율법은 더 이상 무거운 짐이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는 기쁨의 원리가 되는 것입니다.
📜 시 119:105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 마 5:18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 일획도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
에필로그(Epilogue)
율법은 우리를 억압하고 구속하는 차가운 쇠사슬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율법은 우리를 죄와 사망으로부터 보호하고, 우리가 가장 안전하고 행복하며 복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생명의 매뉴얼'이자 '축복의 설계도'입니다.
모세오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가르침과 그 안에 담긴 사랑의 정신을 깊이 묵상할 때, 우리는 격동하는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삶의 지혜와 분별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율법을 통해 그분의 무한한 사랑과 지혜를 발견하고, 그 사랑 안에서 참된 자유와 평안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 신 30:19
"내가 오늘 하늘과 땅을 불러 증거를 삼노라 내가 생명과 사망과 복과 저주를 네 앞에 두었은즉 너와 네 자손이 살기 위하여 생명을 택하고"
다음 포스팅 예고 : 광야 길을 걷던 이스라엘 백성이 마침내 약속의 땅 가나안을 눈앞에 두었을 때, 지도자 모세가 눈물로 선포한 마지막 권면과 축복의 산! '느보 산(Mount Nebo)'을 주제로 하나님의 신실한 약속과 영원한 소망에 대해 더욱 깊이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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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4. 부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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