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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투자와 비자의 간극, 한·미 불법체류 사태가 던지는 질문

by buyoham 2025.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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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와 비자의 간극, 한·미 불법체류 사태가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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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 체류 혐의로 많은 한국인이 체포된 사건은 미국 내 한국인 불법 체류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한 쪽의 문제가 아닌, 양국의 제도적 허점과 기업의 관행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입니다.

 

미국은 한국 기업의 투자를 요청하면서도 그에 맞는 비자 제도를 제공하지 못했고, 한국은 제도의 미비를 핑계 삼아 합법적 절차를 소홀히 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투자와 비자 사이의 간극 속에서 양국 모두의 책임이 교차하는 이번 사건은, 앞으로 한·미 관계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를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의 발단 : "편법"의 악순환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적절한 비자 발급의 어려움에 있습니다.

 

미국에서 현지 취업을 위해서는 H-1B(전문직)H-2B(임시직)와 같은 취업 비자가 필요하지만, 이 비자들은 발급 수량이 제한적이고 절차가 복잡하며 발급까지 수개월이 소요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공기(工期)를 맞추고 인력을 신속하게 투입하기 위해 B-1(단기 상용) 비자나 **ESTA(전자여행허가)**를 이용하는 "편법"을 관행적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이들은 미국에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출장이나 회의 참석 등 제한된 목적의 비자임에도 불구하고 건설 현장에서 근로 행위를 함으로써 불법 체류자로 분류된 것입니다.

 

미국 비자의 구조와 현실

미국 비자는 크게 비이민 비자이민 비자로 나뉩니다.

 

비이민 비자

관광·학업·단기 취업 등 일정 기간 체류를 전제로 하며, B-1 / B-2(관광·업무), F-1(유학), H-1B(전문직 취업), E-2(투자자 비자)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민 비자

영구 체류를 전제로 하는 영주권 관련 비자로, 가족 초청, 취업 이민(EB-시리즈), 투자 이민 등이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바로 비이민 비자 쪽에 있습니다.

 

미국이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요구되는 단기 취업 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적절한 비이민 비자 카테고리를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이 공백 때문에 일부 한국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관광 비자나 ESTA를 활용했고, 그 결과 합법적 취업과 체류 사이의 경계가 무너졌던 것입니다.

 

 

미국의 책임과 한국의 책임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은 어느 한쪽에만 있지 않습니다.

 

미국의 책임

경직된 비자 제도 : 미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장려하면서도, 투자에 필수적인 전문 인력이 원활하게 입국할 수 있는 비자 제도를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한국은 10년 이상 E-4 비자(전문 인력 취업 비자) 신설을 요구해왔지만, 관련 법안은 계속해서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투자는 환영하지만 인력은 불법 체류자로 낙인찍는모순적 태도는 동맹 관계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정책적 이중성을 보여줍니다.

 

과격한 단속 방식 : 이번 단속 과정에서 수갑을 채우는 등 불법 체류자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과격한 방식은 인권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책임

기업의 안일한 관행 : 한국 기업들은 비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 대신, 편법적인 인력 운용을 지속해 왔습니다.

 

이는 결국 자국민을 위험에 빠뜨린 무책임한 행동으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정부의 비자 관리 부실 : 한국 정부 또한 기업들의 관행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로잡거나 미국과의 비자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책임이 있습니다.

 

결국 피해는 현지에서 일하는 근로자 개인에게 돌아갔으며, 불법 체류라는 낙인은 국제적 신뢰에도 상처를 남겼습니다.

 

미국 비자 종류

비자 종류 세부 종류 목적
B 비자 B-1 (상용), B-2 (관광) 상용, 출장, 관광, 의료 목적, 가족 방문
E 비자 E-1 (무역), E-2 (투자),
E-3 (호주인 전문직)
미국과 무역 또는 투자 협정을 맺은 국가의 국민이 무역/투자를 목적으로 입국
F/M 비자 F-1 (유학), M-1 (직업훈련) 대학, 언어 연수 등 정규 교육, 비학술적 또는 직업 훈련
J 비자 J-1 (교환 방문) 문화 교류, 학생, 연수생, 연구원, 인턴 등 교환 방문 프로그램 참여
H 비자 H-1B (전문직) 전문 분야 학사 이상 학위 소지자 취업
L 비자 L-1A/L-1B (주재원) 다국적 기업의 임원, 관리자, 전문 지식인 전근
EB 비자 EB-1 (특기자), EB-2 (석사/특수능력) 취업을 기반으로 한 영주권 취득
FB 비자 FB-1 (시민권자 미혼자녀) 미국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가 가족을 초청하여 영주권 취득

 

향후 양국이 풀어야 할 숙제

이번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양국은 다음과 같은 과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미국

자국의 투자 유치 정책과 모순되지 않도록 한국의 전문 인력에게 적합한 비자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한국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E-4 비자 신설에 대한 긍정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 한국

정부 :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비자 제도를 개선하고, 기업들에게 올바른 비자 절차를 따르도록 강력히 권고해야 합니다.

 

기업 : 기업들은 편법적인 인력 운용 관행을 즉시 중단하고, 직원들이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비자 발급 절차를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개인 : 미국에 입국하려는 개인 또한 비자 종류에 따른 체류 목적을 명확히 이해하고, 법규를 준수해야 합니다.

 

이 문제는 양국 간의 경제 협력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외교적 노력과 함께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합니다.

 

 

E-4 비자

E-4 비자는 미국 정부에 제안된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 비자"입니다.

미국 비자 제도 중 E-1(무역), E-2(투자), E-3(호주인 전문직) 비자는 존재하지만 E-4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국은 지난 10여 년간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한국의 고숙련 전문 인력이 미국에 원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E-4 비자를 신설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습니다.

 

목적 : IT,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등 전문 분야의 한국인 인력에게 미국 내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미국 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고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주요 목표입니다.

 

현황 : 이 비자 신설은 "한국 동반자법(Partner with Korea Act)"이라는 법안 형태로 미국 의회에 상정되었으나,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계류 중입니다.

 

최근 현대차 공장 불법 체류 사태로 인해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이 E-4 비자 신설을 다시 한번 미국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향후 미국과 한국 양국 간의 주요 외교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가기

이번 사태는 제도 부족과 법 준수 소홀이라는 두 가지 문제가 겹쳐 발생했습니다.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명확합니다.

 

투자와 비자의 간극, 어떻게 메울 것인가?”

양국 정부가 이 질문에 책임감 있게 답할 때, 한국인 근로자와 기업 모두가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맹 관계의 신뢰를 지키는 길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미국 당국이 현대-LG 공장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인 후 한국인 300여 명이 체포됐다는 소식에 대한 ㆍKBS TV의 뉴스 풀영상을 통해 당시 상황을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 현대-LG 공장 '불법체류자' 단속한국인 3백여 명 체포

 

 

(2025. 09. 10. 부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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