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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김호순_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오 집사

by buyoham 2024.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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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집사

 

과일 봉지를 들고 찾아온

오 집사

어린 시절 엄마를 잃고

동생들 업어 주면서 시작된 고생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이

온갖 어려움 겪으면서 살아온

고달픈 인생

 

무능한 남편 술주정에

카드빚 사고 치고 달아난 아들에

 

뭐 하나 좋은 게 없지만

오히려 그들의 영혼을 위해

하나님 앞에 손을 모으는 오 집사

 

자신이 아니면 누가 그들을 위해

살겠느냐며 웃고 있는 그의 얼굴엔

그리스도의 얼굴이 있다

 

공사판에서 모래 져 나르고

도배지에 풀 발라 번 돈으로

이따금씩 들고 오는 과일 꾸러미에는

오 집사의 눈물과 땀이 배어있다

 

값없이 우리는

오늘도 오 집사의 인생을 먹는다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그대는 언제나 사랑입니다

오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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