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 집사
과일 봉지를 들고 찾아온
오 집사
어린 시절 엄마를 잃고
동생들 업어 주면서 시작된 고생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이
온갖 어려움 겪으면서 살아온
고달픈 인생
무능한 남편 술주정에
카드빚 사고 치고 달아난 아들에
뭐 하나 좋은 게 없지만
오히려 그들의 영혼을 위해
하나님 앞에 손을 모으는 오 집사
자신이 아니면 누가 그들을 위해
살겠느냐며 웃고 있는 그의 얼굴엔
그리스도의 얼굴이 있다
공사판에서 모래 져 나르고
도배지에 풀 발라 번 돈으로
이따금씩 들고 오는 과일 꾸러미에는
오 집사의 눈물과 땀이 배어있다
값없이 우리는
오늘도 오 집사의 인생을 먹는다
김호순 시 l 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l 그대는 언제나 사랑입니다
오 집사
------------------------
☞ 전체 차례 보기
반응형
'시(詩) > 김호순_그리움은 멈춤이 없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에게 지금 갈 수 없는 것은 (0) | 2024.12.09 |
---|---|
무엇을 줄까 (0) | 2024.12.09 |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은 (0) | 2024.12.07 |
그대가 내 안에 (0) | 2024.12.06 |
꽃이 되고 싶었는데 (0) | 2024.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