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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원방현_새벽을 잉태한 밤

산 그림 (1989.11.27.)

by buyoham 2024.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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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그림 (1989.11.27.)

  

산아

너는 나무도 있고 돌도 있고 물도 있어서

나무가 필요한 자에게 나무를

돌이 필요한 자에게 돌을

물이 필요한 자에게 물을 주는구나

 

산아

너는 입이 없어서 할 말을 못 하는구나

봄에 새 싹으로 부끄러워하고

가을에 단풍으로 얼굴 붉히며

뙤약볕에 움츠리고

달빛에 숨죽이며

 

산아

너는 하늘을 향해 손짓하는 듯

땅을 향해 아양 떠는 듯

웅장하게 솟구치다간

굽이굽이 감돌아 흐르고

  

한 번 빠지면 돌아올 수 없는

깊은 계곡을 가진 너

산아

산아

 

 

 

 

원방현 시 l 새벽을 잉태한 밤 기다림과 만남

산 그림 (198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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